고양이의 건강은 '입속'에서 시작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고양이는 매우 깔끔한 동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치아와 구강 건강은 스스로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실내 고양이일수록 부드러운 사료 위주의 식단을 먹게 되면서 플라그와 치석이 쉽게 쌓이고, 결국 치주병과 구내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입냄새로 끝나지 않습니다. 심해지면 치통, 식욕 저하, 체중 감소, 심지어는 전신 질병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그런데도 고양이는 통증을 잘 숨기는 동물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이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상태가 꽤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양이 치아의 기본 구조, 새끼 고양이의 이갈이 시기, 치주병과 치은 구내염의 차이와 증상, 예방법, 그리고 일상 케어법까지 체계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칫솔질을 싫어하는 고양이를 위한 대안도 포함되어 있으니, 초보 집사부터 경력 집사까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고양이 치아의 기본 구조와 기능
고양이는 총 30개의 치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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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26개 (생후 2~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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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치: 30개 (생후 6개월 전후 완성)
고양이 치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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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견치): 사냥과 방어에 사용. 빠지거나 깨지면 사료 씹는 데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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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 작은 앞니로 털이나 작은 물체를 뜯을 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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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고기 찢고 씹는 역할. 마모되면 삼키기 어려워함
고양이는 주로 고기 중심 식단에 맞춰진 치아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처럼 씹는 개념보다는 찢고 삼키는 방식의 섭취가 일반적입니다.
새끼 고양이의 이갈이 시기와 주의사항
새끼 고양이는 생후 24주 사이 유치가 나기 시작해 생후 46개월 사이에 이갈이(유치 → 영구치 교체)가 진행됩니다.
이갈이 시기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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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뜯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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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침을 많이 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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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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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빠져있거나 흔들리는 것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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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잘 씹지 못하고 남김
이 시기에는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지만, 이갈이 장난감이나 고양이용 덴탈 간식을 제공하여 자연스럽게 구강을 마사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6개월이 지나도 유치가 빠지지 않고 겹쳐 있다면, 수의사 상담을 통해 발치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고양이에게 흔한 구강 질환과 치주병
고양이에게 가장 흔한 구강 질환은 크게 치주병과 치은 구내염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둘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과 진행 방식이 다르며, 관리 방법도 달라요.
치주병이란 무엇인가요?
치주병은 플라그 → 치석 → 치은염 → 치주염 순서로 진행되는 치아 주변 조직의 염증성 질환입니다.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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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은염: 잇몸만 붓는 초기 단계 (치은에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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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염: 염증이 치주인대와 뼈까지 진행됨 (잇몸 아래 조직까지 침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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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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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사료 미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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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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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질환 또는 면역력 저하
치주염이 심해지면 치아가 흔들리고, 뼈가 녹으며, 통증이 매우 심해 고양이가 사료를 못 먹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은 구내염이란?
치은 구내염은 고양이에게 가장 고통스럽고, 만성화되기 쉬운 구강 질환 중 하나입니다. 면역 시스템이 자기 구강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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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뿐 아니라 볼 안쪽, 혀 밑, 입천장 등 구강 전반의 염증 동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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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계속 나오고, 구취가 심하며, 피가 섞인 침을 흘리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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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을 하지 못해 털이 뭉치고 더러워지는 현상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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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으로 인해 사료를 거부하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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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을 보려 하면 심하게 싫어하거나, 얼굴 만지는 것을 거부함
두 질환 모두 자가진단이 어렵고, 수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주병·치은 구내염의 증상 체크리스트
다음과 같은 증상이 보인다면 구강 질환을 의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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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욕 저하, 특히 마른 사료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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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서 피가 나거나 침이 많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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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냄새가 강하고 오래 지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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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중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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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을 만지거나 입을 만지면 화를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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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밍을 하지 않아 털이 지저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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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을 자주 핥거나, 앞발로 입을 비비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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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보다 더 조용하거나 침울함
치주병의 치료 방법
1. 과잉 면역 반응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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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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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염증 완화 목적
2. 세균 감소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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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항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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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링, 발치 등 수술적 치료 병행
3. 발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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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손상되었거나, 염증이 잇몸 속까지 진행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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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치아 없이도 사료를 먹을 수 있으므로, 상태에 따라 과감히 발치를 진행하는 경우 많음
4. 일상적인 관리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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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 또는 구강 전용 티슈, 구강 스프레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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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 간식, 구강 영양제 등을 보조적으로 사용
칫솔질을 싫어하는 고양이를 위한 대안 케어법
1. 구강 전용 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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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감싸서 닦아주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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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보다 부담이 적고 빠르게 사용 가능
2. 덴탈 스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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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혀로 핥도록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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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취 제거 및 박테리아 억제
3. 물에 타서 급여하는 덴탈 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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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세균 억제 성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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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물에 1일 1회 섞어 급여
4. 덴탈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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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는 동작을 통해 플라그 제거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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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프리 & 저알러지 제품 추천
5. 구강 전용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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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파슬리, 클로렐라 성분 등 구취 억제 기능 포함
마무리 정리: 구강 케어는 고양이 건강의 첫걸음입니다
고양이의 구강 건강은 단순히 입냄새를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치주병과 구내염은 먹는 즐거움, 체중, 면역력, 삶의 질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특히 고양이는 통증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가 더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해줘야 합니다.
한 번 발생하면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입니다. 하루 1분, 가벼운 구강관리 루틴을 시작해보세요. 지금의 습관이 고양이의 10년 후를 지켜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고양이도 양치질이 꼭 필요하나요?
A: 꼭 필요합니다. 양치질은 치주병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칫솔을 거부한다면 티슈, 스프레이, 덴탈 간식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Q2. 치아가 없어도 밥을 먹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고양이는 씹지 않고 삼키는 습성이 있어, 발치 후에도 젖은 사료나 분쇄된 건사료로 식사가 가능합니다.
Q3. 몇 살부터 구강관리를 시작해야 하나요?
A: 이갈이가 끝나는 생후 6개월 전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습관 형성에 중요합니다.
Q4. 구강 질환이 생겼을 때 스케일링만으로 해결되나요?
A: 초기 치은염은 스케일링으로 개선되지만, 치주염이나 구내염은 약물치료 또는 발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5. 구강 스프레이는 매일 사용해도 되나요?
A: 대부분의 제품은 하루 1~2회 사용이 안전하며, 장기 사용도 무방합니다. 성분을 꼭 확인하세요.
Q6. 입냄새가 나면 무조건 병원 가야 하나요?
A: 갑작스럽고 강한 구취, 식욕 저하가 동반된다면 꼭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7. 고양이도 스케일링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단, 전신 마취가 필요하므로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 진행하세요.
Q8. 치은 구내염은 낫지 않나요?
A: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로 증상을 조절하며, 고양이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